'재입점 보장 없다' vs '재입점 보장하라


▲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코엑스몰 임차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생존권사수를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코엑스몰이 개장 12년 만에 리모델링 추진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입점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한국무역협회무역센터발전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코엑스몰 공사대상은 극장과 아쿠아리움, 장비반입구인 로딩독 등을 제외한 총 15만2116㎡로, 노후화된 코엑스몰을 현대화된 시설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코엑스몰에 입점해 있는 임차인들은 12년 동안 무역협회와 코엑스의 위상을 높이고 상권 활성화를 시킨 만큼 '리모델링 후 재입점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코엑스몰임차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은 지난 15일 일방적으로 한국무역협회에 지난 3월 27일 230여 곳 입점상인이 `계약기간 만료 및 갱신거절통보`라는 계약해지공문을 발송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코엑스몰 리모델링 공사가 단계별로 시행됨에 따라 매년 5월 진행하던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비대위는 "대다수 상인들이 코엑스몰 개장 당시인 2000년부터 들어와 초기 적자를 감수하고 상권을 살려놨는데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며 "그동안 국가적인 행사를 개최할때마다 각종 보안조치로 인해 큰 영업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리모델링 후 재입점 약속을 믿고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엑스 측은 지난해 9월 코엑스 측은 '걱정하지 말고 핵안보 정상회의에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개최 후 '10점의 가산점 부여'로 말을 바꿨다.

한창규 비대위 위원장은 "우리 소상인들은 재입점 보장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라며 "지난 12년 동안 함께 무역협회와 코엑스의 위상을 높이고, 코엑스 상권 활성화를 시킨 임차인들의 피와 땀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영업 손실을 감수하면서 묵묵히 기다린 죄밖에 없다"며 "230여개 점포의 계약 해지와 더불어 1000여명의 점포종사자 또한 일거에 청년실업에 그 숫자를 더하게 될 것임을 무역협회는 알아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추진단의 입장은 무조건적인 '재입점 보장은 없다'는 것이라며 오해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가 단계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연장을 원하는 임차인에 경우 구역별 리모델링 공사 이전까지 매장을 운영할 수 있으나 리모델링 후 재입점을 원하는 임차인들에게는 제한 없이 입찰 기회와 가산점을 부여하고, 타 상권으로 이동을 원할 경우는 부동산 회계 자문 등의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리모델링 1차 설명회를 연 이후 지속적으로 이와 같은 방침을 설명했다. 하루아침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하며 "임차인들이 대부분 5~10년 길게는 20년 넘게 해온 분들이다. 이분들에게 충분한 영업보장은 해왔다. 일관되게 '공개경쟁 입찰방식'을 검토 중이라 무조건적인 재입찰은 없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들에게 재입점을 100% 보장한다면 코엑스몰에 입점하려는 또 다른 이들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며 "추진단과 임차인이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방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엑스측이 추진한 '부동산 점유물이전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에 대해서는 "5월31일이면 모든 계약기간이 끝나는 것"이라며 "계약종료 2개월 전에는 임차인들에게 통보를 해야 했기 때문에 핵안보 정상회의가 끝나고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추진단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코엑스몰을 현대화시설로 리모델링한다고 밝혔다.

리모델링 사업안에 따르면 코엑스몰 공사대상은 극장과 아쿠아리움 등을 제외한 총 15만2,116㎡로, 현재 코엑스몰에서 영업 중인 매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구역을 4단계로 나눠 공사가 추진된다. 총 사업비는 1,800억원이며, 사업예상기간은 2014년 11월까지다.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코엑스몰의 매장면적은 기존 15만8,248㎡에서 약 10%(1만4,777㎡) 증가한 17만3,025㎡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축구장(7,350㎡)을 24개 합쳐 놓은 것과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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