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셔틀버스만 넘치는 환승주차장 , 텅빈 외곽 주차장 여수도심공동화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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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국가산단에 위치한 1,2환승주차장은 2만 6천여대의 차량주차가 가능하지만 19일과 20일 주차차량은 1천여대에 불과해 황량하기까지 하다.

“웬만한 수도권 관람객도 도착했을 시간을 넘겼지만 아직까지 하나도 팔지 못해 이웃 업주들끼리 막걸리며 갓김치며 자기네 가게 물건을 서로 팔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여수국가산단에 위치한 여수엑스포 1, 2 환승주차장에 자리잡은 특산품 판매장 업주들의 체념섞인 하소연이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장을 10여일 넘긴 20일 조직위원회가 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환승주차장이 준비 주차대수의 20%도 채우지 못하고 있어 보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식 환승주차장은 물론이고, 여수시가 준비한 시내권 환승주차장도 텅비기는 마찬가지로 환승주차장 운영 정책이 도심공동화를 부채질 하며 축제분위기를 거스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람회 개막 이래 두 번째 주말을 맞은 19일과 20일 엑스포 1, 2환승주차장은 주차가능대수 2만6천여대의 20%도 채우지 못한 채 황량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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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환승주차장에 설치된 주차 안내 표지판 1만9천여대의 주차가 가능하다는 표지가 무색하다.

박람회 개막 이후 1,2주차장에는 하루평균 1,000여대 안팎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1주차장 입구에 놓인 ‘19,000대 주차 여유’라는 안내표지판이 무색하기만 하다.

“주말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아요. 첫주말은 그렇다 치고 본격적으로 차량이 들어와야 할 두 번째 주말까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니 힘들죠” 특산품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의 말이다.

환승주차장 주변으로 매점과 특산품 판매장 등 20여개 부스가 들어섰지만 10여일동안 장사가 안 되자 아예 문을 열지 않는 곳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문을 연 곳도 환승주차장을 이용하는 관람객들이 드문드문 문의만 할뿐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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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승주차장에 마련된 셔틀버스는 그나마 관람객이 몰렸던 주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극소수 인원만 태운채 운행을 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내 마련한 엑스포 1,2환승주차장은 면적만 119만5천㎡에 주차면수만 2만6,024대에 이른다.

박람회 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준비한 메인 환승주차장이지만 대기중인 셔틀버스 대수가 더 많을 정도로 한산하기만 하다.

1, 2환승주차장에서 5분여거리에 위치한 율촌산단 내 제3환승주차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수-순천간 자동차전용도로에 안내표지판을 세워둔 덕분에 간혹 차량들이 진입하기는 하지만 하루평균 2백여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도 곤혹이다.

정해진 배차시간이 있지만, 빈차로 운행할 수는 없어 배차간격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수지역에서 막연한 추측성 이야기로 나돌고 있는 ‘순천신대지구’로 차량을 유도해서 여수지역 주차장에 외지 차량이 없다‘는 설을 확인하기 위해 순천신대지구에 마련된 제4환승주차장을 찾았다.

9만8천㎡부지에 2,266대의 차량이 주차가 가능하지만 주차된 차량은 1백여대도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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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승주차장 주변에 마련된 특산품 판매 부스는 벌써부터 문닫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운영요원들에 따르면 개막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셔틀버스를 이용한 관람객도 2백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5곳의 환승주차장은 20%도 채우지 못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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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대지구에 마련된 4주차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수백억원을 들여 마련한 셔틀버스는 겨우 10여명을 태운 채 움직여야 하는가 하면 한두명의 관람객은 마냥 차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배차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셔틀버스 기사들은 하루 3번정도 운행하면 하루 업무가 끝난다.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기사 B씨는 “환승주차장을 돌아가면서 운행하고 있는데 없는 날은 2번도 운행했다가 3번도 운행했다가 하는 것 같다. 보다 효율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한다.

여수시가 마련한 여수시내권 환승주차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수시는 웅천엑스포터미널, 국동어항단지 등 시내 48개소에 23629면의 임시주차장을 조성했다.

하지만, 웅천엑스포터미널 주변으로 마련된 주차장에는 4천여대가량 주차가 가능하지만 4백여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을 뿐 역시 텅비었고, 중흥지구 임시주차장도 3천7백여대의 주차가 가능하지만 주차차량은 수십여대에 불과했다.

토요일인 지난 19일 박람회 관람객은 개장이래 최대치인 6만773명, 20일도 5만여명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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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대부분의 환승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율촌산단에 마련된 제3환승주차장에는 휴일인 20일 1백여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 기간 환승주차장을 이용한 차량은 불과 1만여대에 불과한 수준이다. 조직위의 기대치처럼 관람객 10만명을 넘더라도 1, 2환승주차장만으로 충분히 수용가능한 수준이다.

조직위원회의 수요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주말의 환승주차장이다.

“우리야 돈을 벌 수 있으니 좋지만, 시내는 텅 비었다는데 멀리 차를 두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관람객이나 매일같이 거의 빈차로 왔다갔다한다는 것은 국가적 낭비 아닌가 싶어요”라는 셔틀버스 기사의 말에 조직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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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가 마련한 시내권 환승주차장도 텅비어 제대로 운영이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웅천에 마련된 환승주차장.

[기사제공 = 남해안뉴스 강성훈 기자 tolerance77@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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