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부족으로 상담인력 4분의 1 계약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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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구재열 기자] 정부가 지난해 학교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상담 인력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히려 올해 학교에 배치된 전문상담사는 1000명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계약해지 이유는 보육비 확대 등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

지난해 학교폭력, 왕따 등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화두가 되면서 정부가 전문상담사들을 대거 고용했지만, 1년도 채 안돼 도루묵이 됐다. 이에 일부에서는 사회적으로 국민들이 급격한 관심을 보였던 한 해 간만 학교폭력에 신경을 쓰는 척하고, 조금 잠잠해지니 다시 미온적으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이렇게 예산이 삭감되는 것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오전 서울 세종로 교육과학기술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ee클래스에서 일하던 전문상담사 969명은 최근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며 집단해고 사태에 교과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탄했다.

노조는 "2012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진 뒤 교육당국은 전문상담사와 학습보조교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주먹구구식 정책으로 2000여명의 전문상담사와 학습보조교사가 해고됐다"며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 옆에 있어주었던 상담사, 학습보조교사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학생들의 박탈감을 교육당국이 해결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발생하면 땜질용 정책을 양산하면서 마구 비정규직을 채용해놓고 시간이 지나면 예산 타령을 하며 해고하는 황당한 행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해고당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교과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3월에 교과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서울의 경우 절반이 넘는 400여 명이 감축됐고, 전국적으로도 전문상담사 4분의 1이 계약 해지를 피하지 못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에는 서울시 예산 지원이 있었는데 올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서울시 교육청 예산은 총 136억5000만원, 이중 27억7000만원은 교과부 특별교부금으로 상담사 인건비 전용이었으며 서울시 전입금은 58억9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교육청 예산은 7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4억5000만원이 감소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인력 감축으로 학생 상담 업무의 부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비정규직의 고용불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편 Wee 클래스와 Wee 센터 설치 및 운영은 학생들에 대한 상담을 강화해 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학교폭력이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교과부가 적극 추진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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