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매년 3천여명 도핑검사 하는데 프로는 400여명에 그쳐…징계·처벌도 경미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최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최진행 선수가 금지약물인 스타노졸롤 양성 반응을 보여 금지약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프로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금지약물 검사가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검사보다 횟수도 적을 뿐만 아니라 금지약물 적발 시 프로스포츠 선수가 아마추어 선수보다 징계 및 처벌도 경미한 수준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2015년도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를 위해 프로스포츠 및 실업·대학 등 아마추어 선수에 대한 금지약물 검사(도핑 검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올해 7월말 현재까지 도핑검사를 받은 전체 선수 1천406명 중 프로 선수는 22.68%에 불과한 319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지약물 적발 시에도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일반적으로 자격정지 2년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지는 반면에 프로 선수들에게는 경기 출장 금지 수회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징계가 내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의 도핑검사 현황을 보면 전체 선수 검사 대비 프로선수 검사 비율은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으나 2013년도 12.1%, 2014년도 13.53%로 10%대에 그쳤다.

한 해에 아마추어 선수들이 2천600여명 도핑 검사를 받는 동아 프로선수들은 300여명 정도만 도핑 검사를 받아온 것이다.

도핑 검사 적발 시 아마추어 선수는 종목에 상관없이 세계도핑방지기구의 규약에 따라 1회 위반 시 2년 이하의 자격정지, 2회 이상 적발 시 1년 이상에서 영구 자격정지와 금지약물 투여 선수의 해당 경기의 메달·점수·포상 몰수, 경기결과 박탈 등 중징계가 내려진다.

반면, 우리 프로스포츠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의 경우 1회 위반 시 명단공개 및 10~30경기 출장정지, 2회 위반 시 50경기 출장정지 등에 그치고 있으며 경기결과에 대한 박탈 규정도 전혀 없다.

프로축구, 프로골프, 프로농구, 프로배구도 프로야구와 비슷한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있다. 도핑위반 최초 적발 시 프로농구는 겨우 5경기 출장정지, 프로배구는 6경기 출장정지로 금지약물 근절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최진행은 금지약물인 스타노졸롤 양성 반응으로 30경기 출장 정지, 은퇴한 프로배구 흥국생명 곽유화는 6경기 출장 정지,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강수일은 스테로이드 계열 검출로 15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은퇴한 곽유화 선수를 제외하고 세계도핑방지기구에서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투여한 혐의를 받은 최진행, 강수일 모두 연내 복귀가 가능한 솜방망이 징계였다.

반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5년 간 아마추어 선수들은 41명이 평균 2년 이상 자격정지에 처해진 중징계를 받았다.

한화 이글스 최진행 선수가 스타노졸롤 검출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반면에 올해 아마추어 보디빌딩 선수 두 명은 똑같은 스타노졸롤 검출로 4년간 자격정지를 받아 프로와 아마추어 간 금지약물 처벌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된다.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의 도핑 검사 및 처벌 수준은 해외 프로스포츠에 비해서도 검사 횟수도 적고 처벌도 경미하다.

미국 프로야구는 전체 등록선수 5천700명 중 도핑검사 3천600건으로 검사비율 63.1%에 달한다. 미국 프로농구는 등록선수가 700명인데 도핑검사 2천100건 검사비율 285%에 달한다. 미국 프로농구는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시즌 중 2회, 시즌 외 1회 도핑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도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시즌 중 2천 건에 달하는 도핑검사를 실시한다.

정진후 의원은 “우리나라 프로스포츠는 스포츠산업의 원동력이며 어른들에게는 여가와 오락을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한다”며 “스포츠산업 발전과 국민들에게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금지약물 검사를 보다 엄격하게 시행하고 징계 수준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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