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봉화화학공장 '대놓고' 실적상 수여 "혁명과업 모범적 수행"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한국 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면서 한국에 압력을 넣고 있는 중국이 몰래 북한에 원유를 공급해 온 정황이 26일 포착됐다.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령(政令)을 발표하고 평안북도 피현군 소재 '봉화화학공장'에 '2중대3대혁명붉은기'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봉화화학공장은 중국산 원유 가공 대규모 전문시설이다. 중국 당국은 차량으로 랴오닝성 단둥시 외곽 러우팡진 '바싼 유류저장소'까지 원유를 수송한 뒤 봉화화학공장까지 연결되는 지하 30여km 길이 송유관에 주입한다.

이 원유는 정제된 후 북한에 의해 대부분 군용(軍用)으로 사용된다. 중국은 유류저장소에 군 병력을 배치하고 CCTV(폐쇄회로카메라)를 다수 설치할 정도로 보안에 민감해하고 있다.

중국은 각종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준수하고 미국 요청을 받아들인다면서 2014년 1월부터 대북 원유 수출량을 '0'으로 공표해왔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 3월 박봉주 내각총리가 봉화화학공장을 방문한 것을 통해 가시화됐다. 그러나 박 총리는 명목상 공장 '리모델링'을 위해 방문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정령을 통해 북한은 중국산 원유 수입이 지속돼 왔음을 자인(自認)한 셈이 됐다. 중국산 원유 공급이 중단돼 가동이 멈춘 봉화화학공장이 "실적을 올린 이유"로 상을 받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상임위 정령은 "당과 혁명에 충실한 집단으로 자라났으며 맡겨진 혁명과업을 모범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 적극 이바지했다"며 봉화화학공장이 가동돼 왔음을 드러냈다.

중국산 원유 가공 전문시설 봉화화학공장에 대한 노동신문 시상 보도는 한국 내 사드 배치로 한중(韓中) 관계가 와해되기 시작한 직후 나와 주목된다.

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은 '보란듯이' 한국을 하대(下待)하면서 반대로 북한에는 친근히 접근하고 있다. 북한도 장단을 맞춰 노골적으로 부산·울산 핵공격을 천명했다.

북중(北中) 간 물밑협력 실태가 뚜렷해짐에 따라 사드 배치 정당성과 중국 무용론(論) 여론은 한 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우리가 사드를 배치하지 않았다면 중국산 원유를 이용해 액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해 온 북한이 언젠가는 반드시 무방비인 한반도 이남에 '불바다'를 일으켰을 것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앞마당 한반도에서의 '대리 핵전쟁'을 부추켜온 중국 실태가 드러나면서 한미일(韓美日) 공조는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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