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책임론' 새삼 부각해 非朴 표심 확보 계산인 듯


사진=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블로그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일부터 전국 민생투어에 나선 가운데 첫 방문지로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김 전 대표는 이 날 자신의 블로그에 현장 사진을 올렸다.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 팽목항을 찾았다"며 "분향을 하고 아직도 찾지 못한 아홉분을 기다리며 팽목항에 머물고 계신 가족을 뵈니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또 "라면을 함께 먹고 팽목항을 걸으며 2시간 넘게 그분들과 가슴 아픈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아픔을 국민 모두가 똑같이 느끼고 계신데 이게 왜 국론분열과 정쟁 원인이 되는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비박계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는 새누리당 8.9전당대회와 관련해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정병국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대 선거는 당원 70%, 국민 30%로 치러진다.

새누리당 내부는 친박(親朴)이 세를 잡고 있다. 4.13총선에서는 이에 반발해 김 전 대표가 사상 초유의 '옥새의 난'을 일으키기도 했다. 청와대가 전대 선거에 외압을 넣고 있다는 의혹도 있어 비박(非朴)으로서는 국민 30% 표심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김 전 대표는 청와대 책임론이 거센 세월호 문제를 다시 이슈화시켜 비박의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31일 전대 첫 일정으로 진행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도 이정현 후보(전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한 세월호 관련 공세가 비박계 후보들에 의해 이어졌다.

당원들 가운데에서도 경북을 중심으로 친박계 이탈이 진행되고 있어 세월호 문제 부각을 통해 당원 표밭도 다질 수 있다.

리얼미터가 1일 발표한 7월 넷째주 주간집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율은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57.6%에 육박했다.

대권 잠룡 중 한 명인 김 전 대표에게 있어서 친박 세력 약화는 내년 대선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친박계에서 낙점한 것으로 알려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각종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어 김 전 대표에게 위협적이다.

한편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도 8.9전대를 앞두고 강원도 평창으로 떠나 이번 전대 일정은 두 계파 주요 실세 없이 진행된다. 서 의원과 김 전 대표 모두 8일 복귀할 예정이다. '몸'은 여의도를 떠났지만 전화 등을 통해 여전히 전대 선거를 지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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