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장시온 기자] 지난 11일 경기 안산 단원고 추억교실(기억교실)의 이전을 앞두고 유가족 유품정리가 시작됐다. 유품정리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3일간 이뤄진다.

단원고에 따르면 이날 유품 정리작업은 2반과 8반 2개 반에서 이뤄졌다. 첫날 교실을 찾은 40여명의 유가족들은 주의사항을 듣고 난 뒤 유품을 정리하다가 여기저기서 감정에 복받쳐 오열했다.

2년전 사고 대책본부가 차려졌을 때처럼 이날 기억교실에선 여기저기서 눈물을 흘렸다.

교실에 들어선 유가족들은 자녀의 책상 앞에 다가서자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엄마들은 남편을 붙잡고 가슴을 쳤고 ”어떻게 좀 말려달라“며 오열했다.

책상 위에 놓인 자녀의 사진액자와 추모 글을 정리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올라 책상을 치며 ”못가못가“라고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2반 교실을 가장 먼저 찾은 고(故) 김수정양의 어머니는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딸의 책상 옆 바닥에 주저앉았다. 책상 위에 놓인 딸의 사진이 담긴 액자, 음료수, 과자, 꽃다발을 보며 “이게 다 뭐야, 소용없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그렇게 살려달라고 불렀을 텐데…”라며 의자에 얼굴을 묻고 통곡했다.

유가족들은 각자 유품을 완충포장지에 잘 감싼 뒤 희생학생 이름이 적힌 상자에 조심스럽게 넣어 책상에 올려놨다.

김종천 416 기억저장소 사무국장은 "옮겨진 유품들이 상자 안에서 다른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온도와 습도 영향을 덜 받게 제작된 기록관리용 상자를 유품 보존 상자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부터 사흘간 유가족 유품 정리 일정을 짰는데 일찍 와서 정리하신 분도 있고 13일까지 편한 시간에 오셔서 정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가족 유품 정리작업은 13일까지 반별로 정해진 날짜에 진행된다. 오는 15∼18일 책상과 의자 등 포장작업을 마지막으로 이전 준비작업이 끝나면 오는 19일 단원고에서 추모행사(기억과 약속의 밤)가 열린다.

이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이전 작업은 오는 20∼21일 이틀에 걸쳐 이뤄진다.

기억교실은 희생 학생들을 기억하기 위해 지난 2년4개월동안 사고 전 모습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존돼 왔다. 학생들의 유품은 오는 2018년 9월 영구 추모관인 '4.16안전교육시설(가칭)'이 준공되고 나면 그곳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추모관은 단원고 교정 바로 옆 도로부지에 건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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