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 기금마련 지시 의혹에는 "책임지겠다"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 사유화 의혹을 받는 미르·K스포츠재단으로의 기업 강제출연 지시 여부에 대해 사실상 인정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 연관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안 전 수석은 근래 "박 대통령과 최 씨 간의 직거래"라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안 전 수석은 '두 재단 기금출연을 전경련에 지시했나'는 취재진 질문에 "침통한 심정이었다. 잘못한 부분은 책임지겠다"며 일정부분 인정하는 자세를 취했다.

앞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안 전 수석이 기금출연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과 더블루케이 초대 대표를 지낸 조모 씨도 비슷한 내용의 증언을 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모두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말했다. 재단 출연금 모금에 강제성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검찰에서 말하겠다"고 대답을 피했다.

안 전 수석은 최순실 씨가 사유화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 최 씨 실소유인 더블루케이 등 설립·운영 과정에 전경련을 동원해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제3자 뇌물수수, 협박, 기부금품범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날 최순실 씨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상황 변화에 따라 안 전 수석과 최 씨를 한자리에 불러 대질신문을 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때 '동지'였던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이 '각개생존'을 위해 상대에 대한 어떤 진술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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