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검사들에게 "최순실 수사 제대로 해라"


[투데이코리아=정진우 기자] 2013년 9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개입 의혹 수사하던 중 혼외자 논란으로 사임했던 채동욱(57) 전 검찰총장이 당시를 회고하며 "법대로 하다가 잘렸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사임 이후 3년2개월 만이다.


채 전 총장은 지난 2일 오후 한겨레TV의 시사탐사쇼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댓글 수사 당시)눈치가 없었다. 자기(박근혜 대통령)만 빼고 법대로 였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법대로 수사하라는 것이 (댓글 수사 당시의) 가이드라인이었다"면서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당시 채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국정원 댓글 사건이 불거져 사건 수사팀이 결성, 원세훈(65) 전 국정원장을 불구속 기소한 이후 3개월 만에 혼외 아들 논란으로 불거져 사임했다.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로 지목된 채모군의 정보 유출에 국정원 직원들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권 정당성 수호를 위한 외압'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채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를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재경(54) 청와대 민정수석은 수사능력이 탁월한 검사"라면서도 최 수석 아래서 진행되는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관해서는 "굉장히 어려울 것. 주변의 여러 가지 인연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했다.


다만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에 관한 질문에는 "그건 잘 될 것. 끈이 떨어졌으니까"라고 답변했다.


검찰이 권력에 좌우되는 이유에 대해 채 전 총장은 인사권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말 잘 들으면 승진시키고, 말 안 들으면 물 먹이고, 그렇게 하다가 이번 정권 들어와서는 검찰총장까지 탈탈 털어서 몰아냈다. 그러면서 검사들이 바짝 엎드리게 됐다”며 “또 검사들이 (인사권자 눈치를 보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배 검사들에게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채 전 총장은 "검찰을 하수인으로 만든 권력자들과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권력에 빌붙은 일부 정치검사들, 그러다가 이 지경까지 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마지막으로 검찰을 믿어 달라"고 했다.


이어 "검찰 후배들에게도 간절히 부탁드린다"면서 "검사들에게 쥐어있는 칼자루는 법을 우습게 알고 제 멋대로 날뛰는 바로 그런 놈들을 죽이라고 국민들께서 빌려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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