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가장비 동원 전파방해.. 청취가능성 미지수


요코다 메구미(가운데)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지사가 6일 대북방송 녹음을 실시했다고 이 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북한 내 일본인 납북자들에게 "귀국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건강에 유의하라. 모든 수단을 통해 정부에 대해서도 (노력을) 강력히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녹음에는 22세 나이로 납북된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의 오빠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 78)씨도 동참했다. "모두가 귀국을 기다린다.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고 호소했다.

이 날 방송된 녹음은 향후 일본 민간 대북라디오방송인 시오카제(しおかぜ)를 통해 북한에 송출될 예정이다.

현재 대북방송을 실시하는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영국(BBC 예정) 등이다. 북한은 심리전 일환인 대북방송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고가의 전파방해기를 유럽으로부터 도입해 청취를 어렵게 하고 있다. 방송에 유리창 깨지는 소리 등 잡음이 섞이게 하는 방식이다.

90년대 중후반 최대 300만 명이 굶어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북한에서는 대북방송 청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당국 검열을 피해 주로 야밤에 창문을 닫고 이불을 덮어쓴 뒤 조용히 청취한다.

심지어 비밀경찰 조직인 국가안전보위부 등 당국자들도 대북방송을 몰래 청취하고 있다. 한 때 북한에서는 서울 표준어를 흉내내는 남녀 학생을 목격한 보위부원이 '서울 표준어'로 훈계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대북방송 최대 청취자는 다름아닌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다. 이들의 자택에는 위성수신기가 공식 설치된다.

김정일은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배우 이영애의 팬이라 밝혔을 정도로 한국 방송을 '선호'했다. 김정은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정일은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의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를 시인했다. 그러나 일부만 석방시킬 뿐 이즈카 시게오, 10대 초 납치된 요코다 메구미(橫田めぐみ) 등 대다수를 여전히 억류 중이다.

일본인 납북자 존재는 대한항공기공중폭파테러 실행자인 김현희 씨(전향) 증언으로 처음 드러났다.

하치야 마유미(蜂谷眞由美)라는 일본인으로 위장해 테러를 한 김 씨는 요코다 메구미 추정 여성으로부터 일본어를 공부했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반면 한국인 납북자 존재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100% 자진월북"이라며 송환은 커녕 가족과의 1:1 대면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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