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文연대 포위된 문재인.. '기득권' 낙인찍힌 반기문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표, 반기문 전 총장, 이재명 시장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슈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각자의 취약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당론을 채택하지 못한 상태다.

문 전 대표는 15일 "사드 배치 결정 취소 방침을 다음 정부로 넘기라는 것은 아니다"며 "한미(韓美) 간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을 그렇게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입장을 돌연 바꿨다.

친문(親文)계와 암암리에 신경전을 벌여온 비문(非文)계는 '기다렸다는 듯' 반문(反文)대열을 이루고 공세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미국 앞에 서면 작아지는 지도자가 어찌 국익을 지킬 수 있을까요"라며 "(미국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 날 페이스북에서 "당초 사드 배치 반대 입장에서 사실상 설치 수용으로 선회한 이류를 공개질의한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당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누가 들어도 사드 배치 반대 주장을 했던 문 전 대표가 또 말을 바꿨다"며 "북한 핵미사일을 막을 대안은 없고 세태에 따라 말 바꾸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말 바꾸기'는 문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이다.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투표 당시 북한 결재를 받고 기권했다는 송민순 전 장관 폭로 당시 이미 한 차례 말 바꾸기를 한 바 있다.

이번 또 한 차례의 '말 바꾸기'로 문 전 대표는 신용 저하에 직면하게 됨은 물론 반미(反美)성향이 강한 지지층 이탈, 당 안팎에서의 공세에 시달려야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지지층이 대거 박·이 시장 쪽으로 이동할 경우 반기문 전 총장과의 박빙의 승부는 불가피하기에 타격은 적지 않다.

반기문 전 총장은 최근 '사드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난관은 존재한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 실시해 이튿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26.7%가 반대, 24.8%가 차기 정부 결정 응답을 했다. 모두 합하면 51.5%로 찬성(33.8%)을 크게 상회한다.

비록 '차기 정부 결정'까지도 찬성에 포함시키면 찬반 여론 비율은 달라지지만 반 전 총장은 문재인 전 대표와 달리 '차기 정부'를 언급한 적이 없다. 자연히 51.5%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시장이 '어부지리'를 취할 것처럼 보이지만 이 시장도 마찬가지로 안전하지만은 않다.

이 시장도 앞서 지난달 20일 자신의 SNS에서 "미국과의 협의로 단기적으로 훈련 및 필요시에 한해 이동배치하고 장기적으로 K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가 완성되면 철수하는 게 맞다"며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民生' '재벌개혁'에서도 취약점 노출

민생(民生)에서도 마찬가지로 3인의 취약점은 노출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여수수산시장을 방문해 "조속한 피해복구 및 지원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포퓰리즘(인기영합성) 공약'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정작 중요한 근본적인 개선 사안은 제쳐두고 당장 겉으로 드러나는 현안만 챙기면서 표를 얻는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20대 총선을 불출마하면서까지 대선에 '올인'해왔음에도 서민 경제와 관련해 이렇다 할 정책을 제시한 것이 없다. 반면 이번 여수수산시장 화재 현장 등은 '발빠르게' 찾아다니고 있다.

대기업 중심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환경 상 한국에서의 급진적 경제개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에도 '대대적인 재벌 개혁'을 예고하는 등 '분위기 편승하기'에만 몰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작년 10월 13일 국내 4대 그룹 경제연구소장 간담회에서 '재벌과 대기업이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말하는 등 모순적인 행보를 걷는다는 지적이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마찬가지로 '포퓰리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이른바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을 갖는 등 젊은층 표심 공략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전 대표의 '재벌 개혁'을 뛰어넘는 '재벌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언론의 집중적인 공격 아래 야권 주자들보다 더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14일 충북 음성 소재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방문하자 취지보다는 '턱받이'가 더 큰 화제가 돼 여론 비난을 받고 있다.

"꽃동네 측에서 요청한 복장"이라 해명했고 꽃동네 측도 "턱받이가 아니라 앞치마로 우리 측에서 요청한 것이 맞다"고 밝혔지만 한 번 불씨가 오른 불신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 전 총장도 '재벌 개혁'을 언급했지만 스스로도 밝혔듯 자신이 '기득권'으로 낙인찍힌 상황에서 유권자들에게 큰 설득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예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된 '뇌물수수설'까지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