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검찰 수사 시작하면 조사할 것"

[투데이코리아=최치선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정부의 특정 기업 특혜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그림1. 2016년 9월5일 주식 거래량이 평소보다 15배 증가했다. 주가는 전일 대비 5.21%올랐다.)

의혹의 중심에 선 제약회사는 일양약품이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달 31일 주가조작 범죄 후 16년간 영국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자수한 김석기 전 사장이 일양약품 전환사채(CB)를 헐값매매한 혐의와 관련해 일양약품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김 전 대표의 배임 혐의와 관련된 자료를 입수한 바 있다.

김 전 대표의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 관계자는 “일양약품이 청와대 내부 관계자에게 기업 호재를 미리 유출해 이득을 챙기게 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수사를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양약품 홍보 관계자는 “김석기 전 사장의 개인적인 문제로 회사와는 관계없는 사항이다”며 “청와대 유출 건은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일양약품이 청와대 관계자에게 기업호재 유출의혹으로 검찰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홈페이지)

일양약품은 지난해 9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단에 이름을 올렸다. 순방으로 일양약품은 러시아 5대 제약사 중 하나인 ‘알팜’(R-Pharm)과 2억 달러 규모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 많지 않은 신약 개발 회사 중 하나인 일양약품의 위궤양 치료제 ‘놀텍’을 납품하기로 한 것이다.

위 사실은 박 대통령의 순방 출발일인 9월 2일 밤늦게 청와대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금요일인 관계로 바로 다음 영업일인 9월 5일 월요일 일양약품 주식 거래량은 평소의 15배가량 증가했다. 주가는 전일 대비 5.21% 올랐다. (그림1 참조)

하지만 일양약품의 주식은 청와대의 발표가 있기 전인 9월 1일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17일부터 31일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일양약품이 1일부터는 2%대의 상승을 보였다.

해당 의혹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주식은 일부 투자자들의 추측 등에 의한 매입·매도로도 얼마든지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다”면서 “하지만 문제는 청와대나 다른 관계자에게 해당 사실을 미리 알려줬다면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일양약품이 청와대에 기업호재를 유출한 의혹 건과 관련해서 금융감독원의 자본시장조사1국 관계자는 “아직 조사는 진행 중이지 않지만 검찰에서 수사가 시작되면 검토할 사항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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