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6품목 등 총 12품목…정부도 제약산업 육성 나서

국산신약들이 해외 선진국의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 해외수출의 전망이 최고다.


[투데이코리아=김창석 기자] 한국제약협회는 미국과 유럽 등 의약선진국 본토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국산 의약품이 두 자리 수를 돌파했다고 7일 밝혔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인허가 규제 장벽이 높은 의약선진국 본토에서 승인을 받은 토종 약물들은 올해 들어 2개 품목이 추가되면서 총 12개 품목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활약은 2003년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가 물꼬를 튼 이후 10여년 만인 2014년부터 본격화됐다. 올해에도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미 식품의약국(FDA)승인을 받은 품목은 모두 6품목이다.



2013년 팩티브(항생제·LG생명과학)를 시작으로 2014년 시벡스트로(항생제·동아ST) 경구용·주사제, 2016년 램시마(자가면역질환치료제·셀트리온), 앱스틸라(혈우병치료제·SK케미칼), 메로페넴(항생제·대웅제약) 등 3개 품목이 연달아 시판 허가를 취득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품목은 2013년 램시마(자가면역질환치료제·셀트리온), 2015년 피라맥스(말라리아치료제·신풍제약), 2016년 플릭사비(자가면역질환치료제·삼성바이오에피스)와 베네팔리(자가면역질환치료제·삼성바이오에피스), 2017년 앱스틸라(혈우병치료제·SK케미칼)와 루수두나(항당뇨제·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다.


100억대 국산신약 4개…제미글로 500억 돌파


100억 원 대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토종 신약이 속속 출현하면서 상업적 성공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999년 국산 신약 1호 ‘선플라주’가 출시된 이후 2016년까지 제약업계는 17년 동안 연간 1.6개의 신약을 꾸준히 탄생 시키며 모두 27호의 국산 신약을 배출해 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대형 품목)가 부재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의 대형 품목으로 성장한 품목이 잇달아 등장하며 토종 신약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제미글로(항당뇨제·LG생명과학)와 카나브(항고혈압제·보령제약), 놀텍(항궤양제·일양약품), 듀비에(항뇨제·종근당)가 2016년 기준 연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들 4개 품목 가운데 제미글로정은 토종신약 처음으로 500억 원을 넘어선 52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아울러 474억 원을 기록한 카나브는 50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놀텍은 225억 원, 듀비에는 123억 원의 실적을 냈다.

정부, 제약산업 육성 의지 ‘선명’…투자 확대 방침


제약업계의 활약과 더불어 정부도 제약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신약개발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국내개발 신약에 대한 약가·세제 등 인센티브를 늘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되는 자문단 등을 통해 오는 2018년부터 시행되는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에 반영키로 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양성일 보건산업정책국장이 최근 제약산업계 현장을 방문해 제약업계의 고충과 애로사항, 건의사항 등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등 산업계와의 교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새해 업무보고에서 신약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바이오 경제를 견인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의 실행을 위해 바이오의 국가 주력산업화를 위한 전략적 R&D-창업촉진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임을 최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신약 등 바이오 6대 분야 원천기술개발사업에 3157억 원(전년 대비 31.4% 증가)을 지원키로 했다.


신산업창출방안을 발표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약이 포함된 바이오헬스 등 12대 신산업 중심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규제개선, 집중 지원, 융합플랫폼 구축, 초기시장 창출 등 4가지 정책지원을 강화해 제약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확인 후 '고공비행'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4분기의 양호한 실적을 확인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가인하 정책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수혜다.


지난 2일 오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1만원(6.13%) 급등한 17만3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4일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별도기준 4분기 매출은 1056억원, 영업손실은 7억원이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00% 증가했고, 영업손실폭은 94.5% 줄었다. 2016년 연간 매출은 2946억원, 영업손실은 304억원을 기록해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의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만L 1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으며, 15만L 2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20%를 달성했다. 올해는 40%를 목표하고 있다.


연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밝혔듯이 15개 다국적 제약사와 30개 이상의 CMO 계약을 협의하고 있어, 올해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7년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한 4407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375억원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신약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사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기업가치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엔브렐 레미케이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판매사인 바이오젠은 4분기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전분기보다 70% 증가한 5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중심으로 영업을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해 관련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경우 세계 최초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기반으로 고성장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세계 최초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2017년에는 다수의 연구개발 성과가 예상된다. 시판 신청 시점을 감안하면 란투스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미국 허가, 휴미라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유럽 허가가 기대된다.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방향도 바이오시밀러에 긍정적이다. 지난달 31일 트럼프는 미 제약업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가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으로, 복제 대상 신약과 효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약가인하의 핵심이 건강보험의 재정 문제인 만큼, 비싼 신약을 바이오시밀러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약가인하 유도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개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