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섭 회장 16억4000만원 배당 수령, 2남과 5남의 세력다툼 가능성 여전

[투데이코리아=최고운 기자] 녹십자홀딩스가 순이익 400억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력 자회사인 녹십자에 비해 고배당을 유지하며 빈축을 사고 있다. 녹십자홀딩스 (22,550원▲ 600 2.73%)는 전년도 보다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허일섭 녹십자 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의 주식매집 실탄확보를 위한 고배당정책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는 녹십자홀딩스의 주력 자회사인 녹십자 (142,000원▲ 1,500 1.07%)의 경우 이사회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 배당금을 약 60억원 줄이기로 결정한 것과 비교된다.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의 최대주주로 약 50.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홀딩스는 지난해 6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5년 11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38.0%(429억원) 감소한 것이다.

이렇게 순이익이 줄어들었지만 지배주주 배당금은 136억2000만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136억2000만원)을 유지했다. 주식 1주당 300원으로 배당 기준일인 지난해 12월31일 주가의 1.3%다.

녹십자의 최대주주는 허일섭 회장으로 현재 녹십자홀딩스 보통주 11.62%(546만2776주)를 보유 중이다.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금이 확정되면 허 회장은 약 16억4000만원(546만2776주x300원)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된다.

녹십자홀딩스의 순이익 400억 감소에도 고배당 유지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허 회장이 배당금을 통해 지분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 1분기까지 11.51%(541만2776주)를 보유했으나 지난해 4월 4차례에 걸쳐 5만주를 장내매수하며 지분율을 확대(0.11%포인트)했다. 당일 종가 기준으로 약 18억~19억원을 들여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와 달리 주력 자회사 녹십자는 배당금을 크게 줄였다. 녹십자 이사회가 결의한 배당금은 142억6600만원으로 지난해 배당금 202억3600만원보다 약 60억원 감소했다. 녹십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2015년보다 31.9%(305억원) 감소하며 652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녹십자 그룹은 현재 고(故) 허영섭 전 녹십자 회장 일가와 허일섭 녹십자 회장 일가 간의 세력 다툼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녹십자는 고(故) 허채경 창업자의 2남 고(故) 허영섭 전 회장과 5남인 허일섭 회장이 물려받아 일군 회사다. 녹십자홀딩스는 2001년 인적 분할을 통해 출범했고 현재 한일시멘트 일가를 비롯해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31명이 전체 지분의 43.35%를 보유하고 있다.

고(故) 허채경 창업주의 5남인 허일섭 회장(11.62%) 일가는 부인 최영아 여사(0.33%), 장남 허진성(0.52%), 장녀 허진영(0.26%), 2남 허진훈(0.38%) 등 총 13.21%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허 창업주의 2남인 고(故) 허영섭 전 회장 일가는 장남 허성수(1.07%)와 허성수의 부인 박혜연(0.04%), 2남 허은철 녹십자 대표(2.55%), 허용준(2.63%) 등 총 6.2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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