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파일 법정서 공개.. "고영태 등이랑 나누면 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대통령 탄핵까지 불러온 '최순실 사태'를 촉발시킨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측근들과 '최순실 사태'를 기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심리로 열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5명에 대한 4차 공판에서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이 파일은 검찰이 작년 11월 김 대표 PC에서 확보한 것으로 2천 개에 달한다. 고 전 이사와 그의 측근인 최모 씨, 이모 씨 대화가 담겼다. 김 대표는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이들과 만날 때마다 녹음한 것으로 전해진다.

녹음파일에서 최 씨는 "36억짜리 연구가 선정되게 해야 하는데 내가 밀고 고영태는 누나(이모 씨)가 알아서 처리해야"라고 말했다. 이 씨는 "말이 나오면 안 돼. 고영태 등이랑 나누면 되는 거야"라고 답했다.

최 씨는 또 고 전 이사에게 "영향력을 끝까지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36억 상당의 연구과제를 제안한 뒤 최순실 씨와 고 전 이사 간의 친분을 이용해 나눠가지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 전 이사는 "제가 최순실과 연관되고 최순실이 비선실세라는 것을 알고 있어 저를 통해 뭔가를 해보려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측근에 고 전 이사에게 "영향력을 끝까지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한 내용까지 담겨 고 전 이사도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고 전 이사는 "최 씨가 대통령과 계속 관계를 유지해야 우리가 좋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번 녹음파일 공개는 최 씨 측 변호인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최 씨는 고 전 이사가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최순실 사태'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고 전 이사는 헌법재판소 출석은 지속 거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 전 이사가 최순실 사태를 기획하고 이를 야당 및 야당 단독 추천 특검이 대선 승리를 위해 적극 활용함에 따라 대통령 탄핵사태가 빚어졌다는 의혹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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