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검사의 업보.. 국민께 희망 드릴 것"


홍준표 경남지사(가운데)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16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상주)는 이 날 홍 지사에게는 혐의가 없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홍 지사는 작년 9월 1심에서는 징역 1년6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홍 지사는 판결 직후 "성완종 메모라는 황당한 사건에 연루돼 1년10개월 간 인고의 시간을 겪었다"며 "권력 없는 자의 숙명이고 '모래시계 검사'의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90년대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면서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슬롯머신 대부'라 일컬어진 정모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6공 황태자' 박철언 의원 등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이 사건은 드라마로까지 제작됐다.

이번 2심 판결에 경남도는 물론 도의회까지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은 "잘 된 일"이라며 "홍 지사가 마음의 짐을 벗었기에 의회와 협력해 더 열심히 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당은 검찰 상고까지 언급하면서 반발했다. 정영훈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1심 판결이 유지될 것으로 봤지만 무죄가 났다"며 "검찰이 상고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 날 서울 여의도 경상남도서울사무소 앞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대란대치의 지혜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실상의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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