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파일 추가 공개 "대권주자 非朴서 되면 자리 받자"


고영태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탄핵이 '호스트바 출신' 고영태의 장난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한국경제신문은 입수한 고영태 녹음파일을 근거로 고영태와 그 측근들이 애초부터 박 대통령 하야를 목적으로 최순실 사태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고영태 측근이었던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는 작년 7월 4일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과의 통화에서 "그거(박 대통령)를 죽이는 거로 해가 지고 다른 쪽과 이야기하는 게 더 크다"고 말했다.

"소장님(최순실)은 박근혜가 '지는 해'이기 때문에 끝났다고 본다. 그런데 (박 대통령에게) 받을 게 뭐 있다고 생각하나? 없다. 소장님 통해서 박근혜 통해서 받을 수 없는 게 없다는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고영태와 측근들이 비박(非朴) 세력과 결탁해 '국정농단 게이트'를 만들고 대선에 영행을 미치는 대가로 자신들의 사익을 보장받으려 계획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영태와 측근들은 비박과의 결탁 음모를 드러냈다.

김수현 전 대표는 "언론에서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 관련) 인터뷰를 하자고 했지만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류상영 전 부장은 "인터뷰를 하려면 반기문 쪽 사람과 해야지"라며 "대가로 20억 정도를 달라고 하라"고 답했다.

그리고는 곧이어 비박과의 결탁을 시사했다.

김 전 대표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차은택 감독을 타깃으로 (노리고) TF가 꾸려졌다는데 이명박 때든 노무현 때는 다 그렇게 해서 끝났다"며 "만일 민간인(최순실 등)의 문체부 개입 정황이 드러난다고 하면 국감, 청문회를 해서 최순실을 부를 것이고 친박은 와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박근혜는 레임덕이 와서 죽을텐데 여기에 기름을 확 붓는 것"이라며 "(고)영태 형이나 차관이나 차 감독이나 이런 거로 (기름을) 부어서 완전히 친박연대를 죽여버리고 다음 대권주자가 비박에서 되면 거기서 (자리를) 받는다는거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탄핵사태 발단이 된 주요 인물의 입을 통해 대통령이 이들의 농간에 연루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단언했다.

"검찰과 특검이 고영태와 측근들의 불법행위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들의 계획이 상당부분 성공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고영태와 측근들은 탄핵 및 대선 후 K스포츠재단 장악 방안도 논의했다.

김수현 전 대표는 "우리가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을 이사장으로 앉혀놓고 나중에 정치적 색깔이 있는 사람하고 거래해서 자리를 하나씩 마련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고영태 국정농단'을 담은 준비서면을 17일 헌재에 제출할 예정이다. 헌재는 탄핵심판 변론을 24일 마치겠다고 밝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일(3월 13일) 이전인 3월 10일께 탄핵심판 선고를 시사했다.

정규재 한경 주필은 16일 정규재TV에서 '고영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정 주필은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K재단을 장악하기 위한 고영태 일당의 음모였다"며 "고영태 일당이 박 대통령을 죽이기로 모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을 '걔' '그것'이라고 지칭하며 박 대통령을 죽이기로 모의한 것"이라며 "이 파일을 통해 오히려 박 대통령이 깨끗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정 주필은 검찰·특검에 대해서도 "2300개 녹음파일 중 29개만 증거채택을 해서 대통령을 기소했다"며 "사건 본질이 고영태-최순실-김수현 그의 뒤에 이 사건을 기획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도 묵살했다면 범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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