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이전 제주홀대...프로모션 특가이벤트 서버다운



[투데이코리아=김창석 기자] 매년 신기록을 써가고 있는 제주항공이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7476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17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과 비교해 각각 22.9%, 14.2%씩 올랐다. 당기순이익도 1년새 12.7% 올라 532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성적표는 지난 2005년 제주항공 설립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이다. 이 회사는 취항 초기 적자늪에 빠졌다가 2011년부터 6년 연속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최고 실적이 승무원들을 혹독하게 부려먹은 결과라는 스글픈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제주항공이 상장 후 예상만큼 수익이 나지 않자 비용절감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 배경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승무원들을 후쿠시마 항공편에 강제 투입하려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제주항공이 다음달 이 지역에 부정기편을 운항하기로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원전사고가 발생한 곳. 항공기에 오를 지원자가 있을리 만무하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실수를 저질렀다. 3월 18·20일 두 차례에 걸쳐 운항하는 전세기에 탑승할 인원을 임의로 선정·통보한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비행 당일에 휴가를 내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제주항공은 아직까지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 갈등의 골만 깊어진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에도 제주예약 콜센터를 서울 김포로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9년 제주도에 콜센터를 설치했다. 일하는 사람은 52명. 제주 출신은 4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실상 해고통보를 받은 것이다. 직원들은 물론 제주 지역사회에도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겨울에도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조종사가 기내 압력조절장치 스위치를 켜지 않고 이륙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은 것이다. 뒤늦게 이를 알아차린 조종사는 비행기를 급강하시켰고, 승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실시한 이벤트는 역풍을 불러왔다. ‘찜 특가’라는 이름의 파격 프로모션을 전개했는데, 준비가 미흡해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이다.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하루종일 다운됐고, 사측은 다음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후쿠시마 부정기편 취항이나 콜센터 이전 모두 돈 문제가 엮여있다. 외부의 요인 때문이 아니라 회사의 결정으로 인해 논란이 증폭됐다. 최고의 실적만을 좇다 동반자인 직원들의 신뢰를 잃는다면 소비자들도 제주항공을 외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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