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대로 15일에야 부검 이뤄져" 日 언론


김정남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최근 살해당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시신 화장을 북한이 요구해 부검이 이틀간 지체됐다고 17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부검이 사건당일인 13일 이뤄지려 했지만 북한 측 반대로 15일에야 이뤄졌다고 전했다. 시신은 부검 뒤 북한에 인도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정찰총국을 동원해 VX 계열 독극물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국정원은 김정남이 한국 망명을 시도한 적은 없다고 밝혀 김정은에 의한 '권력투쟁' 차원의 암살임을 시사했다.

체포된 2명의 여성 용의자는 북한 공작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여성은 "낯선 남성으로부터 100달러(약 11만 원)에 장난 비디오 출연을 제안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 스프레이를 뿌린 베트남 여성과 몇 번이나 리허설(연습)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범행에는 남성 4명도 가담했다. 여성 용의자들은 남성들 중에 북한인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16일, 여성 용의자 '시 티 아이샤'가 소지한 인도네시아 여권이 진짜라고 밝혔다. 다만 여성이 여권대로 인도네시아인인지 다른 국적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들이 북한이 육성한 외국인 공작원 또는 '혼혈 공작원'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외국인들을 대량납치해 서로 강제결혼시킨 뒤 2세는 공작원 또는 외교관으로 활용해왔다.

김정남은 생전에 자신의 죽음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마카오의 지인에게 "동생이 나를 죽이려 한다" "3대 세습은 안 된다"와 같은 말을 했다.

김정남 암살은 김정일 출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이뤄져 어떤 상징성을 부여하거나 탈북자들에게 경고메시지를 던지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북한은 16일 김정남 사망은 일체보도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김정남 암살에 따라 탈북자 신변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테러센터는 16일 국내 탈북인사에 대한 테러위협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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