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위 나눔로또 로또판매인 수 늘려 오히려 편의점 '경쟁유리'

서울시 중랑구의 한 CU 로또 명당 점포 사진=이재명 기자

 

[투데이코리아=이재명 기자] CU(회장 홍석조),세븐일레븐(회장 신동빈) 등 국내 재벌 편의점 일부 가맹점에서 로또를 판매하자 인근 수퍼의 복권판매가 몰락하고 있다.

 

재벌그룹 계열 브랜드인 이들 편의점들은 경쟁력이 탁월하다. 때문에 이들 편의점들이 국가에서 취약계층의 마지막 생계수단으로 허가해 준 복권사업까지 싹쓸이 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4대 편의점 브랜드 중 2위,3위를 차지한 CU(BGF리테일,보광그룹)와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롯데그룹)의 일부 가맹점들이 로또판매를 하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 1위인 GS25(GS리테일,GS그룹)는 현재 로또판매를 하고 있지 않다. 편의점 로또 판매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않자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판매중지 시켜 버린 탓이다.
 

 

 

지난 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로또 판매액수는 3조 5500억원에 달했다. 판매량 기준 복권게임수도 3억 5000여 게임에 육박했다. 하루 평균 97억 2600만원어치가 팔린 셈이다. 이는 판매량 기준 사상 최대치고 판매액 기준으로도 역대 2위다.

 

로또 판매점은 불황이 없는 그야말로 '황금알'사업이다. 정부는 신규판매점이 늘다 보니 자연스레 전체 판매량과 판매액수가 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 부터 취약계층 일자리 늘이기 일환으로 신규 로또판매인 수를 늘여왔다. 2014년 말 6014곳이었던 로또판매점이 지난해 6월 6834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영세점포인 동네수퍼의 로또판매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왜냐하면 인근 편의점 로또판매가 생겨 나면서 그 쪽으로 사람들이 몰려가 대박을 터뜨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로또명당도 편의점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중랑구 한 세븐일레븐 로또판매점 사진=이재명 기자

 

취약계층의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동네 수퍼 주인들은 소위 '대박'이라는 로또 판매에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이로인해 더욱 쪼들리고 있다. 로또판매의 경쟁력도 편의점에 뺏긴데다 권리금과 임대료까지 물어야하는 절박한 처지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재벌그룹의 계열사인 편의점 일부 가맹점주들은 상대적으로 목좋은 곳에 점포를 차린 덕분에 톡톡히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토요일이면 로또를 사러 몰려드는 인파로 점포 앞이 장사진을 이루다 보니 로또명당으로전국에 이름이 난 곳이면 권리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곤 한다.

 

이렇듯 같은 로또판매에서도 빈익빈 부익부의 차별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정부의 복권사업정책의 실효성이 사라져 복권사업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재벌그룹의 알짜 수익사업인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부는로서 일부 가맹점의 복권사업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는 없어 바라만 보고 있다. 하지만 따가운 사회의 눈초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인지 GS25 등 본사 차원에서 로또판매를 억제하는 곳도 생겼다.

 

처음부터 로또판매와 재벌가의 편의점 사업은 서로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목좋은 가맹점의 '대박 행진'이 계속되다 보니 편의점 업계는 담배와 로또 같은 반 사회적인 판매품목을 효자수익사업으로 선정, 뒤에서 밀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수익이 제일 많은 로또판매점과 수익이 가장 낮은 판매점과의 격차가 무려 2900배 이상 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는 '헬조선'이란 비아냥 섞인 자조어가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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