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일주일 전 유안타 시그니처타운 이전 발표해 매각 방해

▲을지로 사옥(유안타증권)
▲유안타 증권 (홈페이지 캡처)


▲하나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투데이코리아=최고운 기자]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매각을 둘러싸고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건물소유주인 하나자산운용은 임차인인 유안타증권과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최근 임대차 계약을 위반하고 인근 시그니처타워로 이전을 추진하는 유안타증권 측에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이 임차인에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유안타증권 측이 고의적으로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유안타증권의 시그니처타워 이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크게 떨어졌다.

애초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최근 도심 내 오피스빌딩의 공실률 문제가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은 유안타증권이라는 우량 임차인을 향후 최장 10년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유안타증권이 입찰을 불과 일주일도 안 남긴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시그니처타워 이전 얘기를 꺼내면서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아무리 입지가 좋다고 해도 텅 빈 건물을 높은 가격에 사갈 매수자는 없는 게 현실. 현재는 애초 매도자 측이 기대했던 가격을 받기는커녕 매각 성공을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하나자산운용 측은 “유안타증권이 입찰을 코앞에 두고 이전 얘기를 꺼내면서 매각 작업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며 “유안타증권의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가 적법한지는 물론 이 같은 행위가 입찰 방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 적극 검토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하나자산운용은 유안타증권과의 소송을 별개로 매각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애초 기대했던 가격을 받기는 힘들겠지만 유안타증권이 실제 시그니처타워로 이전할 경우 받게 될 위약금인 24개월치 임대료 약 180억원을 감안해 매각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유안타증권의 이전 결정으로 애초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은 발을 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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