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전 상위에서 2014년 이후 10위권 맴돌아 잘못된 동거

▲하나USB자산운용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하나와 UBS가 합작해 만든 이 회사는 오는 7월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고운 기자] 지난 2007년 하나대투자증권의 자회사인 대한투자신탁운용과 스위스에 본사를 둔 UBS가 합작해 만든 하나USB자산운용의 실적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나USB자산운용은 조인트벤처(JV)로 UBS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갖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지분비율에 따라 핵심 경영권은 UBS의 몫이었다.

합작 전부터 하나금융 내부 뿐 아니라 업계에서 UBS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UBS는 개인, 기업 및 기관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회사다. UBS는 세계 50여개국 주요 금융 도시에서 영업하고 있으며, 150여 년이 넘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로 2015년 6월말 현재 6950억 달러 자산을 운용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자산관리 명가'로 꼽히는 UBS의 노하우를 국내에 이식할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오히려 대한투자신탁운용은 업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주식형펀드 강자였지만,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새출발한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4년 이후 주식형펀드 운용자산 규모는 10위권을 맴돌고 있다.

성공한 상품이 하나도 없다. 연금형을 제외한 주식형펀드 중 1000억 원 넘는 순자산을 기록 중인 펀드는 단 한 개(하나UBS블루칩바스켓) 뿐이다. 이마저 2002년 3월에 설정된 것으로 합작 이후의 성과도 아니다.

신상품 조성에 적극적인 것 역시 아니다. 2015년 이후 출시한 펀드의 90%가 재간접펀드인 게 단적인 예다. UBS가 글로벌 시장에서 운용 중인 펀드를 떼다파는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하나 내부에선 적지않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UBS는 국내 직원들에게 내부 통제(Compliance Issue)에 충실한 업무이행을 과하게 요구하는 편"이라며 "펀드를 직접 개발하지 않고 글로벌펀드에만 전념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와 UBS의 계약 만기는 오는 7월이다. 이들의 잘못된 동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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