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문장', 민경욱 전 대변인 낭독...헌재결정 승복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들어서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청와대 공동취재단)


[투데이코리아=장시윤기자]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민경욱 전 대변인을 통해 4문장으로 된 서면 낭독으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박 전 대통령이 서면으로 입장을 밝힌 내용 전문이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날 민 전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은 헌법재판소 판결에 불만을 제기하며 사실상 탄핵결정에 불복한 것으로 야권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국 파장이 예상된다.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며, “모든 결과를 안고 가겠다”고 하면서도 헌재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명확한 입장 표명도 없었다.

민 전 대변인도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에 승복한다는 뜻을 밝혔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지금 말씀드린 게 어려운 의미가 아니다"라며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 칩거'로 '탄핵승복'의 마지막 기회를 저버렸다는 관측과 함께 헌재의 탄핵결정에 대한 '불복'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결국 보수층의 결집을 노리며 '수세에 놓인' 자신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의미를 담은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은 사실상 '헌재 결정 불복'이라며 비난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공식적인 논평이 없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사실상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단히 걱정스럽고 유감"이라고 밝히며, "헌재 입장에 승복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혀 줄 것을 기대했지만 사실상 지지층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고 비판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는데, 아쉽다. 승복이나 국민에 대한 사과라는 단어가 없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지 못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헌재 판결의 존중과 통합의 메시지를 원했건만 본인 스스로의 입장 표명도 없이 대리인의 입을 통해 분열과 갈등의 여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고 헌법기관인 헌재의 결정을 엄숙하게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으로 있으면서도 국민과 맞서 싸우더니, 국민에 의해 파직당하고서도 국민의 뜻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것"이라며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방자한 태도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