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을 방문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2일 자신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원 총리와 회담한 메르켈 총리는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원 총리가 이란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란이 핵전력을 갖거나 대량 파괴무기를 확산시켜서는 안된다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원 총리에게 중국의 인권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이는 쌍방간 대화에서 중요한 문제로서...(두 나라는) 앞으로도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인권문제에 관한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지는 않았다.
원 총리는 양국이 "'세계의 책임 있는 전략동반자 관계'를 공동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상호 정치대화와 협상의 강화를 위해 금년 내에 첫 외교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원 총리와의 회담에 이어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도 회담했다. 이 회담에서 후 주석은 독일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고 메르켈 총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와 양국간 전략.협력 동반자관계의 지속을 약속했다.
두 나라 정부는 총리회담이 끝난 후 '제4차 중.독 하이테크 대화 포럼'을 개최하고 기술, 재정, 통신, 에너지, 문화.스포츠, 생명과학 기초연구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력문서 19건에 서명했다.
이중에는 ▲중국 철도부와 독일 철도회사 도이체 반 간의 유라시아철로 화물운송협력 촉진 및 중국의 시속 200㎞ 이상 고속철로 운송.운영시스템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 ▲중국 철도부와 독일 지멘스사 간의 6축(六軸)객차 전기기관차 기술협력에 관한 기본합의 ▲중.독 방직업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MOU도 포함돼 있다.
원 총리의 초청으로 사흘간(시간으로는 38시간) 중국을 공식방문하기 위해 21일 밤 베이징에 도착한 메르켈 총리는 베이징에 이어 방중 마지막날인 23일 상하이를 방문, 양국 기술 협력의 중요한 성과로 손꼽히는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할 예정이다.
상하이 시내에서 푸둥(浦東)공항까지 30㎞에 이르는 구간을 시범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는 독일 지멘스사 주축의 컨소시엄이 시공한 것으로서 독일은 중국이 추진중인 175㎞의 상하이-항저우(杭州)간 자기부상열차 시공권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번의 양국 총리회담에서는 총 350억위안(약 4조1천600억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나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독일의 시범 구간 시공 프리미엄이 있어 상하이-항저우간 자기부상열차 시공권을 따내는데 일단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상하이에서 중국내 종교의 자유를 부각시키기 위해 마오쩌둥(毛澤東) 통치시절 27년간 투옥돼 있다가 1976년 마오쩌둥 사망 후 석방된 진루셴(金魯賢) 상하이교구 주교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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