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 예상보다 강력한 헤즈볼라의 저항으로 고전했던 이스라엘이 국제인권단체의 연이은 비난으로 또다시 궁지로 몰리고 있다.

24일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사회기간시설과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자행하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이 4주 넘게 계속된 레바논 사태의 와중에서 많은 위반행위를 했으며 이는 개인에게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사면위는 이스라엘군이 공중과 지상공격을 통해 레바논 남부의 사회기간시설을 초토화해 유령마을을 양산했으며 피난가는 민간인까지 공격,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면서 이스라엘은 지속적인 공격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구호 및 시신발굴작업까지도 막았다고 설명했다.

국제사면위는 이스라엘이 7천여회의 공중공격과 2천500여발의 함포사격을 레바논에 가했다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수백명의 어린이를 포함, 1천183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4천54명이 부상했으며 97만여명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부연했다.

이에 앞서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살해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을 촉구했다.

HRW는 레바논 민간인 희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헤즈볼라가 민간인들을 방패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이 고의로 레바논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국제인권단체의 잇따른 비난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레바논 민간인 피해는 헤즈볼라가 민간인을 방패로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 민간인을 직접 겨냥한 헤즈볼라와는 달리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목표로 공격하지 않았으며 무차별적으로 사회기간시설을 공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레게브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민간인을 방패로 이용한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전쟁규칙 위반이라면서 사회기간시설도 헤즈볼라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한 시설에 한해 공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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