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 가운데 상위 5%가 전체 기업이익의 대부분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부의 잇단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힘입어 최근 몇년간 줄어들었던 기업간 수익성 격차가 지난해 다시 소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기업양극화가 또다시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은행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금융사 제외) 가운데 수익성 상위 5%에 해당한 기업들이 낸 경상이익은 전체 기업 경상이익의 8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나머지 95%의 기업들이 낸 경상이익은 전체의 11.2%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상위 5% 업체들의 이익이 나머지 중하위 업체들의 약 8배에 달한 셈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수가 약 1천5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POSCO 등 실적 상위기업 75개 정도가 전체 상장사 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졌다는 의미로, 기업간 '부의 편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전년의 86.6%보다 2.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그만큼 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됐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수익성 하위 5%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전체 기업 경상이익에 대한 기여도는 -5.8%로 오히려 평균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의 -2.5%보다 더 악화된 것이다.

이밖에 평균층인 중간 90%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기여도는 16.9%로 전년의 15.9%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결국 우리나라에 20개의 기업이 100원의 이익을 냈다고 가정할 경우 지난해 1개 기업이 88.8원의 흑자를 낸 반면 1개 기업은 5.8원의 적자를 냈으며, 나머지 18개 기업은 평균 16.9원의 흑자를 낸 셈이다.

기업의 수익성 분포는 지난 2001년 상위 5% 기업이 전체 기업이익의 297.3%를 차지하고 하위 5% 기업이 -235.6%를 차지한 이후 지난 2004년까지는 기업간 격차가 계속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다시 벌어졌다.

특히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업들이 큰 타격으로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기업간 양극화는 더 심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디지탈 뉴스 : 박남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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