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유통·소비재 기업들의 미국 공략 행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는 ‘美트렌드’를 통해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전략 등을 분석하고, 현지에서의 반응과 이슈를 종합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편집자주>

▲ 영국 SPACE NK 매장에 입점한 라네즈. 사진=아모레퍼시픽
▲ 영국 SPACE NK 매장에 입점한 라네즈. 사진=아모레퍼시픽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봉쇄 조치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본과 더불어 북미 시장에서의 활발한 진출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 꾀하고 있다. 특히 비중국 해외시장을 통해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 현상을 재주도하겠다는 방침이란 해석도 나온다.

27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인수한 미국의 고급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타타 하퍼’(Tata Harper)를 중심으로 자사 브랜드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설화수 등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에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Amazon) 등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들을 통한 국내 화장품 유통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현지 소비자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이 3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스알엑스는 올해 초부터 아마존 화장품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NS 등 온라인에서부터 확산된 한류 열풍으로 ‘K-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도도 반영됐지만, 주요 화장품의 성분과 원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2023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기획편을 통해 미국에서 한국 브랜드에 대한 대중성 평가 점수는 5.4점 그리고 차별성 부문에서 5.6점이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차별성 있는 대표적인 한국브랜드로 코스알엑스와 라네즈를 꼽았다.

그중 라네즈는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은 20%에 달하며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시장 내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로우 DTLA(Row DTLA) 쇼핑몰에서 깜짝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등 현지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서울 투 캘리포니아’(Seoul to SoCal)라는 주제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유명 할리우드 배우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스타일리스트·인플루언서 등도 참석해 이목이 집중됐다.

TV 프로그램 셀링 선셋(Selling Sunset)으로 유명세를 얻은 배우 크리스쉘 스타우즈는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와 이니스프리 그린티 세럼의 제품력에 대해 극찬했다.

시드니 스위니는 “라네즈 워터뱅크 크림 보습제는 하루 종일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피부의 수분 장벽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에 이것이 없이는 살 수 없다”며 “특히, 세트장에서 긴 낮과 밤을 보낼 때는 더욱 그렇다”라고 라네즈 제품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립 슬리핑 마스크는 배우 케이트 허드슨과 모델 켄달 제너 등이 애용하는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세포라 립밤 & 트리트먼트 카테고리에서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선정돼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러한 독특한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의 올 2분기 해외 매출 현황 중 북미 시장은 739억원으로 전년 동기(360억원)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도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 내 회복 지연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분석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이유는 경영 주기 종료(6월 종료)와 함께 북미법인에 성과급이 지급되고 설화수 리브랜딩 관련 마케팅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중국 법인과 설화수 매출 회복이 더딘 점은 아쉽지만 미국 등 비중국의 매출 증가와 중국 내 중저가 브랜드의 양호한 성과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