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사진=뉴시스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안현준 기자 |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와의 통합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의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실현 가능성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22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전날(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에서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겸 한미정밀화학 대표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주총에서 뜻을 이를 수 있는 대오가 갖춰지면 1조원 이상 투자유치를 할 수 있다”면서 이같은 비전을 내걸었다.

임 사장은 이어 “그룹이 450개의 화학약품을 개발하고 런칭했던 역량을 기반으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약품을 생산할 설비를 갖출 계획”이라면서 파이프라인(약물 후보물질) 재정비, 일부 부서 매각 등을 통해 순이익을 증가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그는 자신이 북경한미를 이끌면서 냈던 성과들을 언급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을 20~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도 발표했다.

임 사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주총에서 한미의 신약개발과 패스트트랙 등을 지휘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를 이사 후보로 추천한 이유”라며 “한미약품의 영업이익률을 25%로 올리면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OCI그룹 통합 과정에서 대해서도 불완전 거래였다고 주장했다.

임 사장은 “상대측이 가처분 신청 심문 과정에서 법정에 모든 내용을 제출하지 못했다”면서 “개인간 거래, 유상증자 등 개별 안으로 볼 게 아니라 한미와 OCI 합병에 대한 계약 전체를 봐야하는데 이를 보여줄만한 계약서도, 자료도 없다”고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앞서 임 사장은 지난 11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했다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한다는 판단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것은 연관성이 있는 산업 간에 이루어져야 시너지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임 사장은 당시 부광약품과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부광약품이 OCI그룹에 편입될 당시, 대기업인 OCI의 역량 및 자금력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한편, 인수합병이 아니라 공동 경영이라는 점을 OCI도 강조했다”면서 “이는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에 넘어가는 현재의 모습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광약품 경영진의 변화 및 최근의 실적 추이가 공동 경영의 성과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임 사장의 통합 반대의 목소리는 이날도 나왔다.

그는 “한미와 OCI 합병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계속 분쟁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합병한다는 그림을 보면 지배구조가 굉장히 불투명해 보인다. 경영권 분쟁 소지가 한미뿐만 아니라 OCI 측에도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만, 한미약품 측은 이번 통합 결정과 관련해 미래가치를 높이는 결단이었다는 주장을 연이어 펼치고 있다.

앞서 한미 측은 지난 6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가처분 2차 심문에서도 “정체성과 로열티를 지키면서, 미래가치를 높여 주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결단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모녀 측 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는 당시 재판에서 “이번 사건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상속제 재원 마련을 외면하고, 대안 없는 반대만 하고 있다”면서 “상속세 문제 해결을 통한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은 한미사이언스 및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이날도 한미 측은 임 사장의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도전적이지만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사측은 “바이오의약품은 특성에 따라 생산 방식이 각기 다른데, 다양한 방식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한다는 것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보다 현실적,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전략을 함께 내놓고 주주들께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미그룹은 주총을 앞두고 신임 이사 후보자로 이우현 OCI그룹 회장을 사외이사로,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회사 관계자는 “화학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룹을 경영하면서 확보한 인적·물적 네트워크와 경험을 토대로 혁신신약 R&D 투자, 신성장 동력 확보 및 글로벌 사업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주현 후보자에 대해서도 “그룹 전략기획실장으로 미래전략과 계열사 사업운영 전반을 관장하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며 “비만/대사 신약 프로젝트 및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추진 TF 등을 주도하는 등 BD(Business Development) 역량을 발휘하여 미래가치 향상에 기여했다”고 의의를 전했다.
 
그러면서 “R&D중심 혁신제약기업이라는 한미의 정체성과 위상을 흔들림없이 키워나갈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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