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문학의 봄·봄’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 12일 ‘문학의 봄·봄’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겨우내 잠들어있던 만물이 깨어나는 봄(春)을 맞아 국립중앙도서관에도 문학의 봄이 열렸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은 ‘문학의 봄·봄’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봄을 주제로 한 시, 소설, 영상, 그림, 편지 등 약 45점을 모아 다양한 시대 작가들의 봄을 전시했다.

<투데이코리아> 취재진도 지난 12일 문학의 봄을 직접 보기 위해 국립중앙도서관의 문학의 봄·봄 전시관을 찾았다.
 
▲ 전시회장 오른편에 ‘조선시대 화전놀이 풍속화’가 걸려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 전시회장 오른편에 ‘조선시대 화전놀이 풍속화’가 걸려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먼저 전시회 안으로 들어서자 오른쪽에 걸려 있는 ‘조선시대 화전놀이 풍속화’ 그림이 눈을 사로잡았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각자 봄꽃을 감상하거나 화전을 부치는 등 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또한 조선 가사 문학의 효시로 불리는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을 비롯한 가사 문학을 실물로 확인할 수 있었고, ‘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 등 다양한 그림 작품들이 디지털 화면으로 전시되고 있었다.
 
▲ 이상화 시인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적혀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 이상화 시인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적혀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조선시대를 넘어가 근대로 넘어오자, 봄은 단순히 계절을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아래서 독립을 뜻하는 우리 민족의 염원으로 확장됐다.

특히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편지, 저항시인 이육사의 친필엽서를 통해 조선인이 간절히 원하는 봄과 함께 식민지 시기의 봄 풍경을 알 수 있는 ‘경성의 미관’ 그림엽서를 살펴볼 수 있었다.
 
▲ 전시회를 방문한 관람객이 춘향전을 영화화한 ‘성춘향’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 전시회를 방문한 관람객이 춘향전을 영화화한 ‘성춘향’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독립시인들의 봄에 대한 열망을 확인한 다음에는 봄꽃이 만개한 단옷날에 시작된 성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인 춘향전 소재로 한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춘향전을 영화화한 ‘반도의 봄’, ‘성춘향’ 등을 상영해 1950~60년대의 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전시회를 방문한 관람객이 봄을 주제로 한 시 낭독을 듣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 전시회를 방문한 관람객이 봄을 주제로 한 시 낭독을 듣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또한 한켠에 마련된 오디오존에선 봄과 관련된 옛 노래와 시를 들어볼 수 있었다. 시를 낭독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눈으로 시를 읽을 때와는 다르게 봄을 느낄 수 있었다.
 
시 낭독을 듣고 자리를 옮기자, 이번에는 눈으로 봄을 감상하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눈앞에 펼쳐졌다. 먼저 정극인의 상춘곡을 주제로 만든 미디어아트인 ‘상춘’(賞春)이 상영되고 있었다.
 
봄을 기념하는 상춘곡에 맞춰서 제작된 상춘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새 한 마리가 꽃망울과 비를 물고 봄을 불러오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 ‘마음에 내리는 봄’ 미디어아트 존에서 김소월 시인의 ‘봄비’ 전문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 ‘마음에 내리는 봄’ 미디어아트 존에서 김소월 시인의 ‘봄비’ 전문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또 다른 공간에서는 ‘마음에 내리는 봄’이라는 미디어아트 존이 취재진을 맞이했다.
 
잔잔한 빗소리와 함께 여러 단어들이 화면에 떠다니고 있었는데, 이는 허난설원, 노천명, 박목월 등 6명의 문학가의 ‘봄비’ 시의 한 단어들이었다.
 
취재진이 ‘푸릇한’ 단어를 누르자 김소월 시인의 ‘봄비’ 전문이 화면에 떠오르며 시를 음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봄을 1900년대의 근대적 감성으로 비유한 시와 수필을 찾아볼 수 있었다. 고양이의 형상을 통해 봄의 감각을 그려낸 이장희 시인의 ‘봄은 고양이로다’와 서정주 시인의 ‘추천사’ 원본 등 봄을 다양하게 표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 관람객들이 전시회를 보고 느낀 점을 원고지에 작성해 전시한 모습. 사진=이기봉 기자
▲ 관람객들이 전시회를 보고 느낀 점을 원고지에 작성해 전시한 모습. 사진=이기봉 기자
전시회 마지막 부분에는 원고지에 봄봄 전시회를 체험하고 느낀 점을 적는 참여형 이벤트 존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방문한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전시 하루 만에 공간의 절반을 채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학의 봄·봄의 작품들은 내달 21일까지 전시되며 전시회를 방문하는 누구든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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