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이 26일 한국은행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있다. 사진=한국은행
▲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이 26일 한국은행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있다. 사진=한국은행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팬데믹 위기 대응 과정에서 얻은 통화정책적 교훈을 통해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과 함께 거시경제상황은 물론 미시적 영역에 대한 연구 강화 및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26일 한국은행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먼저, 서 위원은 코로나19 당시 상황에 대해 “위기의 속성상 인식시차가 짧았기에 역사적 초저금리와 함께 시장 유동성 공급 정책을 매우 신속하게 시행했다”며 “코로나19 발생 직후 기준금리를 1.25%에서 사상 최저수준인 0.5%로 인하하고 국고채 단순매입 증권사 대상 RP매입 등을 통해 시장유동성 공급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의 유동성 수요에 제한없이 부응하는 ‘전액공급방식의 정례 RP매입’은 시장심리 안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정정책과의 공조와 기업 및 취약부문에 대한 신용정책을 실시한 점을 언급하는 동시에 예상보다 길어진 팬데믹 기간으로 인한 실물과 금융간의 상충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 불안이 진정된 이후에도 초 완화적 통화정책이 1년 이상 유지되면서 가계부채 누증 및 주택가격 급등과 같은 부작용 나타났다”며 “경제성장률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코로나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초저금리 유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팬데믹 직후 이어진 금리인상기에 대해 예상보다 코로나19가 길어졌다”며 “수요와 공급간 회복 시차가 커지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갑자기 높이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그는 “금융안정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며 통화정책을 수행했다”면서도 “한국은 first mile에서 주요국에 비해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았으나,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 등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서 위원은 금리인상기를 통해 얻은 교훈과 과제로 ‘유연한 정책 대응’, ‘산업·고용 등 미시적 상황에 대한 이해’, ‘금리정책 파급시차 축소 감안’, ‘대차대조표 정책 확장’, ‘금융안정 적극고려’, ‘환율 대외충격 흡수기능 확대’,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언급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지난 어려운 기간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도모하면서 대내외 금융안정을 달성하는 어려운 책무를 잘 수행해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화정책은 아직도 많은 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충격 관련 불확실성은 높으며 민간부채 취약부문, 부동산PF 등을 둘러싼 금융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변화, 저출산·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 기후변화 등 구조변화로 통화정책 여건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오는 4월 20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다음 달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 마지막으로 참석한다. 이날 서영경 위원은 간담회 직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지난 4년 임기에 대한 간략한 소회를 밝혔다.
 
서 위원은 “비틀즈 노래 ‘롱앤와인딩로드’의 뜻처럼 구불구불해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며 “여전히 길이 울퉁불퉁하고 끝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떠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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