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각)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연방 상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상위 0.01%가 그들의 몫만큼 공평하게 세금을 내도록 '억만장자 최저세'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2024.03.22. 사진=뉴시스
▲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각)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연방 상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상위 0.01%가 그들의 몫만큼 공평하게 세금을 내도록 '억만장자 최저세'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2024.03.22.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내달 있을 방중에 앞서 중국의 전기차와 태양광 산업의 과잉 생산이 세계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에만 국한됐던 미중 간 ‘경제 전선’이 친환경으로까지 자칫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조지아주 태양광 모듈 업체 서니바를 방문해 “중국의 생산 과잉이 국제 가격과 생산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와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니바는 중국산 태양광 저가 제품 공세에 밀려 2017년 문을 닫았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원을 받고 되살아난 기업이다.

이에 옐런 장관은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중국 카운터파트(상대)를 압박할 것”이라며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중국의 과잉 투자는 자체 경제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에서 중국 정부가 과잉 투자와 과잉 생산을 주도해 저가로 양산된 제품을 기업들이 수출해 왔다”며 “이를 통해 중국의 생산과 고용은 유지했을지 모르지만, 나머지 세계의 산업을 압박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옐런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를 원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유럽에서도 유사한 우려를 보고 있지만, 보복 조치 문제로 넘어가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보고자 하며 그것이 건설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전기차와 태양광, 이차전지 시장에서 급격한 성장 속도를 보이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 제품 비중은 80%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중국 브랜드 전기차 시장점유율 역시 80%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상황 속 옐런 장관의 발언으로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이 이젠 친환경으로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미국은 중국의 급속 성장에 맞서 제조업 부활을 위해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반도체법(Chips Act) 등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을 도입해 대응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이에 반발해 미국의 IRA 보조금 조항의 차별성을 문제 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내달 중국을 방문해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란포안 재정부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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